흡연 폐해, 담배회사의 책임은 없는가?

▲ 김두호 성균관 윤리위원, 기장향교 사무국장, 부산기장나눔회 회장

흡연과 암 발생의 인과관계는 수많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과학적으로 충분히 입증된 사실이며, 직접 흡연으로 사망하는 인구는 연간 약 5만 8000명(2019년 기준), 하루 159명으로 추산된다.

또한 흡연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는 2022년 3조 5,917억 원이 지출되었으며 최근 5년간 평균 4.5%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흡연 관련 질환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누수를 방지하고 흡연 폐해를 공론화하여 담배회사의 책임을 규명하고자 2014년 담배회사를 상대로 흡연 폐해 책임을 묻는 손배배상청구 소송을 진행하였다.

법원은 2020년 11월 흡연과 폐암 발병 간의 인과관계, 담배회사의 불법행위 등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공단 패소 판결을 내렸고 공단은 이에 불복하여 항소심을 제기하여 현재 2심이 진행 중에 있다.

국외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은 1999년 연방정부가 제기한 소송에서 담배회사가 흡연 폐해를 은닉하고 속여 왔다는 사실을 밝혀 승소했다. 이 판결을 통해 담배회사가 담배의 위험성을 국민에게 알리고 흡연 폐해의 책임을 지게 됐다.

우리나라도 담배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담배 유해성분 공개 세부기준에 따라 담배 제조사가 2년마다 담배 유해성분 함유량 검사결과를 식약청에 제출하고 식약청은 담배 품목별 유해성분 정보를 공개하는 ‘담배의 유해성 관리법안’이 2025년 10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또한 담배 제조상 결함의 정의를 명확화하고 담배의 결함 추정 및 손해의 범위에 건강보험 급여비용 포함을 명시한‘담배 책임법’이 기획재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계류 중에 있다.

이는 담배규제 법령을 통해 담배라는 유해물질을 제조․수입․판매하여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면서도 흡연 피해에 대하여 아무런 책임을 지고 있지 않는 담배회사의 사회적 책임을 부여하고자 함일 것이다.

흡연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은 소송 제기 당시 1조 7천억 원(2011년 기준)에서 3조 5천억 원(2021년 기준)으로 10년간 약 2배 이상 증가하였다.

이는 흡연으로 인한 피해가 존재하고 그 피해가 담배라는 제품으로 인하여 발생하였으며, 담배를 제조․수입․판매한 담배회사들이 담배 제품과 관련하여 알고 있었던 위험성을 감소시키는 노력을 하지 않았거나 위험성을 증가시켜 왔다면 책임져야 마땅할 것이다.

국민의 삶의 질 향상, 공정한 사회, 보험재정 누수방지를 꼭 실현할 수 있도록 지역주민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가 필요할 때이다.

글/ 김두호
김두호 성균관 윤리위원, 기장향교 사무국장,
부산기장나눔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