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에게 독성이 있는 식물 ⑦ 은행나무

울산광역시 화훼장식 명장·경영학 박사 이윤희

▲ 이윤희박사

가을은 은행의 계절이라도 해도 좋을 만큼 은행나무의 존재감이 강하게 부각되는 시기이다. 은행나무숲은 가을 여행지로서 인기가 높다. 은행나무 잎이 노란 단풍으로 물든 한적한 시골길은 가을 산책길로 매력적이다.

가을철의 은행나무 존재감은 단풍의 아름다움과 함께 열매에서도 나타난다. 은행나무 열매는 가로수 밑, 도로변 등 은행나무 아래에서 밟히고 눌려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것들이 많다.

관광지에 따라서는 냄새나는 은행 열매가 맛있는 간식으로 변모해서 가을 입맛을 돋게 하고 있다.

가을철이면 떠 오르는 은행나무(은행나무과, Ginrgo bibba)는 전국의 표고 500m이하에서 주로 분포하는 낙엽성 침엽교목이다.

은행(銀杏)나무라는 이름은 銀(은빛)과 杏(살구)의 합성어로 열매의 겉모양이 살구(杏)와 비슷하고 종자의 겉 색깔이 은(銀)색인 나무라는 뜻에 유래된 것이다.

다른 이름에는 압각수(鴨脚樹)와 공손수(公孫樹)가 있는데, 압각수는 잎이 오리 발 같이 생긴 데서 유래된 것이며, 공손수는 손자대에 가서야 열매를 본다는 뜻에서 유래된 것이다.

자웅이주로 암그루에만 열매가 열린다. 은행나무는 가을에 화려한 노란색 단풍이 만들어지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즐기는 것과 함께 열매가 떨어지므로 그만큼 반려견에게 노출되기 쉬운 나무이다.

은행나무

은행나무의 열매는 예로부터 구워서 간식이나 건강식품으로 많이 이용되어 왔는데, 적정 식용량에 대한 속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은행 속에는 독성물질이 들어있어 하루에 적당량만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성인은 하루 10개 이하, 어린이는 2~3개 정도만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다.”등의 내용이다.

은행 속에는 청산배당체, 메틸피리독신, 아미그달린 등의 독성물질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을철에 은행 열매가 많은 곳을 반려견과 외출시 은행나무는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이다.

은행나무는 암나무와 수나무가 있는데, 반려견에게 독성이 있는 것은 주로 암나무의 열매인 은행이다.

은행나무 씨앗에는 4-O-메틸피리독신(4-O-methlpyridoxine, 이전에는 4’-methoxypyridoxine)을 함유하고 있다. 은행의 외종피에는 징코톡신(ginkgotoxin), 비로볼(bilobol), 부탄산 등이 함유되어 있어 악취가 난다.

이 물질들은 옻에 함유된 우루시올(urushiol) 구조와 닮은 화합물로 피부에 발진을 일으킨다. 은행잎에는 접촉성 피부염과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은행산이 함유되어 있다.

은행을 구워먹을 때 성인은 수십 개 이상 먹지 않으면 문제가 없다. 그런데 작은 반려견은 한 알에서도 위험한 양이 되어 간질 같은 발작 등의 신경 증상을 나타낸다.

은행나무 잎을 먹거나 산책하는 동안 은행을 핥고 과육으로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종자의 과육도 조심해야 한다.

종자를 밟으면 터지면서 상당히 지독한 악취가 나는데, 이는 종의 부분에 함유된 부탄산 때문인데, 체질에 따라서 알레르기가 생기는 때도 있다. 그러므로 이래저래 은행나무는 반려견과 멀리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