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코로나19 감염증에 의한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인 대유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20년 10월 넷째 주 하루 감염자가 미국은 8만 명, 프랑스 3만 명, 인도 5만 명, 브라질 2만 명이 발생하여 전 세계에서 코로나19가 수그러질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유독 우리나라는 하루 발생 인원이 100명 내외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인정하는 방역 모범국에 속한다. 이는 헌신적인 의료진과 국민들의 마스크 착용지침 준수, 우수한 코로나19 진단역량, 값싼 진단비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인데, 그 요인 중 하나가 국민건강보험이라는 것에 대해 대부분의 국민이 동의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재정이 뒷받침되어야만 가능한데 이를 위해서는 보험료 징수와 함께 재정누수 방지책이 필요하다. 공단은 재정누수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무장병원 근절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무장병원은 의료법에 허용되어 있는 정당한 권리자가 아닌 비의료인이 의료인이나 법인 등의 명의를 빌려 개설·운영하는 불법의료기관을 말한다. 사무장병원은 영리추구에만 몰두하여 질 낮은 의료서비스와 각종 위법행위로 국민의 건강권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사무장병원은 과밀병상 및 부족한 의료인력 운영, 직원의 잦은 이직 등으로 인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는 뒷전이다. 사무장병원의 주사제 처방률 및 항생제 처방률도 일반의원 대비 13%p 이상 높은 실정인데 이로 인해 환자의 진료비 증가는 물론 국가 전체의 의료비도 증가하여 결국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2009년부터 2020년 6월까지 사무장병원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누수가 3조4천억 원에 이르고 있다. 사무장병원을 단속하기 위해서는 자금흐름을 통해 밝혀야 하나 공단은 수사권이 없어 사무장병원에 대한 조사가 어렵고 개설과정에 직·간접으로 관여한 관계자에 대한 직접 조사도 불가하여 혐의 입증에 한계가 있다. 경찰의 수사기간은 평균 11개월로 장기화 되고 있다.

복지부는 인력부족(2명)으로 직접 수사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면허대여약국에 대한 수사권이 없으며, 지자체의 특별사법경찰은 전문성이 부족한 실정이다. 반면 공단은 사무장병원 등에 관한 조사에 특화된 119명의 전문 조사인력과 200여명의 조사 유경험자를 보유하고 있고 행정조사 전담수행에 따른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공단은 또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불법개설 의료기관 분석시스템’으로 수사에 필요한 정보 파악 및 활용이 가능하여 특사경 권한이 부여되면 3개월이면 수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

따라서 건강보험 재정누수 방지를 위해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권한을 부여하여야 한다. 외부에서 우려하는 특사경 권한 오남용에 대해서 충분한 방지 장치를 마련한다면 공단은 사무장병원의 폐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신속한 수사착수 및 종결로 연간 약 2,000억 원의 재정누수를 방지할 수 있다,

21대 국회는 지난 20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건강보험공단 특사경 권한 부여 법률을 가능한 한 빨리 도입하여 불법으로 줄줄 새어나가는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화시켜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특사경 권한 부여는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방역 모범국 대한민국 건강보험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토대가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