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문주 소설가 /
≪2019년 무예소설 문학상≫ 대상수상작 『백제신검』 작가

WMC(세계무예마스터쉽위원회), (사)한국소설가협회, 충청북도가 공동으로 주최, 주관, 후원하는 ≪2019년 무예소설 문학상≫ 대상에 김문주 소설가의 응모작 『백제신검』이 당선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부울경뉴스 임재도 총괄본부장(소설가, 시인)은 영예의 대상을 수상한 김문주 소설가를 만나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 반갑습니다. 영예의 대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무예를 소재로 한 장르문학상이 일반 독자들에겐 조금 생소할 것도 같습니다. 먼저 <무예소설 문학상>에 대하여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충청북도에서 세계무예마스터쉽을 열면서 무예에 대한 관심을 확대시키기 위해 여러 문화행사를 준비했는데요, 그 일환으로 한국소설가협회와 함께 ≪무예소설 문학상≫ 공모전을 열게 되었다고 합니다.

― 무예소설은 남성들만의 전유물인 줄 알았는데, 선생님께서 아름답고 호리호리한 여성분이라 깜짝 놀랐습니다. 여류작가로서 특히 무예나 이를 바탕으로 한 무예소설에 특별한 관심을 가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 제가 이 작품 이전에 역사소설 『랑』과 『부여의자』를 썼는데요. 『랑』은 원화와 화랑의 이야기였고, 『부여의자』는 백제 마지막 임금인 의자왕 이야기였지요. 두 작품에서 무술이나 전투 장면이 자주 나와, 검술과 궁술 같은 무예에 대한 공부를 좀 했거든요.

그러면서 무예가 단순한 기술적 차원의 운동이 아니라 고도의 정신수련과 함께 하는 예의 경지에 오르는 것이란 걸 알았어요. 그래서 이번에 백제신검을 완성한 계백과 무사들을 중심으로 작품을 쓰게 되었는데, 운 좋게 당선이 되었습니다.

― 『백제신검』이라는 수상작의 제목에 비추어 이 소설은 삼국시대 백제무예를 소재로 한 소설이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소설 제목이 된 백제신검의 기원이나 전승 내력 또는 그 역사성에 대하여 간단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제목 『백제신검』은 백제 무예인 백제신검술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고구려의 무예와 신라 화랑의 무예에 비해 백제의 무예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었는데요. 백제신검술에 대한 기록을 겨우 찾았는데, 계백과 흑치상지가 백세신검술을 완성한 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이 사료가 완벽하게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그럴만하다고 생각하고 백제신검술을 완성한 계백 중심으로 글을 썼지요. 또 『백제신검』은 역사책에도 나오는 전설적인 백제의 칼 ‘칠지도’를 칭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 백제신검에 대한 사료를 바탕으로 소설을 쓰게 된 창작과정에 대하여 간략히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백제신검술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기는 하지만 계승자가 몇 명밖에 없다고 합니다. 저는 그 점에 더욱 끌려서 이 백제신검을 멋있게 끌어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소림사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무예에 대한 역사를 공부하고, 영화도 보고, 무협지도 보면서 특징 있는 무예를 뽑아 그 무술을 익힌 무사들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무사들의 숭고한 정신, 충뿐만 아니라 선과 도를 중시하는 계백의 기상을 백제의 정신으로 나타내려고 했습니다.

▲ 인터뷰를 하는 임재도 총괄본부장(좌)과 김문주 소설가(우)

― 대상수상작 『백제신검』의 간단한 줄거리와 등장인물, 그리고 이들의 작품 속 역할이나 캐릭터에 대하여 독자들에게 살짝 귀띔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계백이 주인공이니 무대는 백제 말기입니다. 의자왕이 계백에게 두 번이나 달솔 관직(최고의 장군직)을 내리지만 계백은 관직에는 뜻이 없어 여러 도량을 거느리고 오직 무예를 연마하는데 열중합니다. 그러면서도 백제군이 김유신의 군대에게 포위되었을 때, 소수 정예의 무사들을 이끌고 홀연히 나타나 백제군을 구해주고 사라지기도 하지요.

줄거리는 결국 황산벌이 절정을 이룰 수밖에 없는데요. 흔히 역사에서는 탄현을 지켜야 한다는 충신의 말을 의자왕이 듣지 않고 황산벌에서 싸워 백제가 졌다고들 하잖아요?

저는 백제가 온 힘을 다해 나당연합군을 막으려고 했다고 보고, 왜 탄현이 아닌 황산벌에서 싸우게 되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무사들 각자의 사연과 술수에 능한 김유신이 필연적 사건들로 얽히다가, 황산벌에서 그들의 운명이 결정되게 되지요.

계백의 무사들 중 특히 귀녀라는 여자 무사가 있는데, 탄현을 지키다 목숨이 다합니다. 여기서부터 황산벌에서 무사들을 한명씩 죽이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장력을 쓰는 마초, 박치기를 잘하는 쇠대가리, 저자거리에서 줄을 타던 매산 등등, 특징 있는 무사들이 나옵니다.

― 선생님께선 동화작가로서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고, 또 최근에는 백제 마지막 임금 의자왕을 새롭게 조명하는 장편역사소설 『부여의자』와 신라화랑의 기원이 된 원화를 소재로 한 장편역사소설 『랑』을 출간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무예를 소재로 한 『백제신검』이 영예의 무예문학상 대상에 당선되었습니다. 작품의 지평을 끝없이 넓혀가는 선생님의 왕성한 창작열에 찬사를 보냅니다. 다음으로 구상하고 계신 작품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 음, 아직 구상 단계에 있어서 말씀드려도 될지 모르겠는데요, 추리스릴러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386세대의 마지막 주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90년대 후반과 현재를 연결시킨 스토리를 생각하고 있는데요, 그 이야긴 요기까지만요.

― 『백제신검』 대상수상 상금 2,000만 원은 어떻게 사용하실 건지요?(웃음)

― 제가 가난한 소설가라 빚이 좀 있어서, 아마 요긴하게 쓸 것 같아요. 주변에 술도 좀 사야지요. 너무 정직하게 대답했나요?

― 이번 수상을 계기로 선생님께서 특별히 감사를 드리고 싶은 분이나 이 소설을 읽을 독자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을 들으며 인터뷰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 부여의자를 쓸 때부터 옛 백제 땅이 제겐 너무 애틋했는데, 수상을 하게 되자 백제와 계백이 제 짝사랑을 받아준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진심으로! 제 사랑을 받아준 백제의 넋들에게 감사하고요, 저의 글쓰기를 진심으로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역사의 기록은 승자의 관점에서 쓴 것이라 다 믿을 수 없고, 또 기록과 기록의 행간에는 얼마나 많은 선인들의 인생이 숨어있는지 모릅니다. 독자들이 역사소설을 읽으면서 과거의 인생들이 오늘에 주는 메시지를 느끼고 감동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 앞으로 소설 『백제신검』이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나아가 드라마나 영화화되어 이 소설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두게 되길 기원합니다. 오늘 소중한 시간을 내주시어 감사합니다.

김 : 감사합니다.

※ 김문주 소설가는 ……

▲ 김문주 소설가

경남 마산에서 태어났으며, 2002년 문학사상사 장편동화 신인상 부분에 당선되면서 동화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2003년 신인상 수상작 『할머니, 사랑해요』를 시작으로 『할아버지와 키작은 도둑』, 『왕따 없는 교실』, 『천사를 주셔서 감사해요』, 『똥 치우는 아이』, 봉구뽕구 봉규아』, 『사랑해요 순자 언니』, 『학폭위 열리는 날』, 『바다로 간 깜이』 등 장편동화와 장편역사소설 『부여의자』와 『랑』을 출간하였다.

※ 인터뷰 정리 및 기사 제공
임재도(부울경뉴스 총괄본부장, 소설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