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가야

                                                조 승 래

병원 가자 집에 가자
보채시는 노모

작아지는 육신을
번갈아 안아주는 아들 딸

병상과 침상 사이
아, 내 아가야

뜬 눈이라도 그냥
낮만 계속되었으면,

* 작가 노트

▲ 조승래 시인

아기의 작은 손을 볼에도 갖다 대고 입맞춤도 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아름답다.
그 보드라운 감촉이 느껴지는 손을 만진 기억이 살아나서 내가 내 손을 만져본다.
어린 것은 귀엽다. 토끼, 강아지, 고양이, 까만 돼지도 갓 태어났을 때는 귀엽다.

그런데 어느 날 보니까 곁에 아기가 있다.
병상에서 점점 수척해 지고 거동도 못 하시는 분이 날이 갈수록 아기가 되어 간다.
절대 귀엽다고 할 수 없지만 예쁜 아기, 가슴이 저려서 바라볼수록 눈이 따가워 진다.

태어나서 늙어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 해도 저 세상이 있고 천당과 극락, 윤회가 있어서 다시 돌아온다고 해도 절대로 익숙해지지 않는 이별이 다가옴에 안타까운 마음.

‘사랑합니다’ 하면서 가만 손을 잡아본다.
뼈가 잡힌다.

▲ 조승래(趙勝來) 시인은 경남 함안 출생으로 2010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하였다. 시집 『몽고조랑말』『내생의 워낭소리』『타지 않는 점』『하오의 숲』『칭다오 잔교 위』『뼈가 눕다』등을 펴냈다. 『칭다오 잔교 위』는 2015년 세종도서 문학 나눔에 선정되었고 ≪제3회 영남 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국타이어 상무이사, 아노텐금산(주) 대표이사, 단국대학교 상경대학 겸임교수(경영학박사)를 했고, 현재는 씨앤씨 와이드(주) 대표로 있다.

* 부울경뉴스 『오늘의 자작추천시』는 부산 ․ 울산 ․ 경남 ․ 대구 ․ 경북에서 활동하는 중견시인들의 자작추천시를 시인이 직접 쓴 작가노트와 함께 소개하는 지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