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문인협회가 주관하고 창원예총과 창원시가 주최, 후원하는 2019년 《제9회 시월愛 밤 가족 시낭송 대회》가 2019. 10. 24. 저녁 6시 창원문화원 대강당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창원문인협회는 창원예총과 창원시의 후원을 받아 매년 10월 시민들의 정서함양과 문학의 대중화를 위한 가족 시낭송 대회를 개최한다. 이 대회는 올해로 벌써 9년째를 맞았다.

올해에는 창원문인협회과 경남문인협회 가족 총 11개 팀이 참가하여 열띤 경연을 벌였는데, 이날 대회에서 영예의 금상은 창원문인협회 소속 김효경 시인의 시 「바닷가 언덕과 산국」을 낭송한 김현숙, 김현자 씨가 영예의 금상을 수상하였다.

▲ 금상을 수상한 김현자, 김현숙 씨에게 창원예총 김시탁 회장이 시상하는 모습

이날 금상을 수상한 김효경 시인의 시 「바닷가 언덕과 산국」을 소개한다.
 

나의 그리움은, 성묫길에 알게 된 바닷가 언덕에서
나지막한 무덤과 몇 포기 노란 꽃과 함께 자라났다

언덕에서 바라본 바다는 하늘을 쏟아놓은 것 같았고
노란 꽃은 빛바랜 사진 속 그 사람처럼 쓸쓸해 보였다

그날 이후로,
아버지와 손잡고 가는 동무를 마무쳐 속이 칭얼거릴 때면
솔밭길 솔바람소리를 들으며 그 언덕으로 갔다가
흠뻑 저녁물에 젖어 돌아오곤 했다
그런 날에는 소스라치는 꿈도 꾸지 않았다

그곳에 노란 꽃이 여러 번 피고 지는 사이
계집애의 젖가슴은 봉긋해졌고
노란 그 꽃이 산국이라 불리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어느 해인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하필이면 그 언덕이 뭉텅 뭉개져버렸고
황망해진 내 마음은
가을이면 더욱 몸서리치며 앓고 또 앓았다

지천명 끝의 지금도 혼자 길을 갈 때면
자박자박 사진 속 그 사람을 만나러 가던 때로 돌아가곤 한다
그리고 가끔 꿈속에서는 그 언덕에서 처음 본 바다를,
처음 눈 맞은 산국을, 그것들을 보고 눈이 동그래지던
쬐끄만 계집애를 만나곤 한다

― 기사제공 // 임재도 부울경뉴스 총괄본부장, 소설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