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과 이브

                                                  조 승 래

돌 속에서 이물질이었던 황금과
조개의 외계 물질이었던 진주는
지독한 배타주의로 따돌림 당하고
무시당할수록 똘똘 뭉쳤다

어찌 알았는지 사람들은
쫓겨난 그들을 닦아주고 입맞춤하며
다시는 설움 받지 말라고 꼭꼭 숨겨 주었다

신천지,
사과 한 입 안 먹고도 태어난 이 땅에서 그들은
치솟는 행복을 오래 어루만지며
풀꽃만 봐도 환하게 따라 웃었다

* 작가 노트

▲ 조승래 시인

페루 사람들은 예전에 황금을 의식행사에서 주술적 도구로 사용되어 집안에 두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 한다. 황금의 용도가 그랬으니 사람들이 귀하게 여귀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 서부 개척사에서는 황금 채광에 많은 고통도 있었다. 강가에서 사금을 채취하느라 혈안이 된 사람들이 사람을 다치게 하기도 했다. 황금을 돌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광물에서 순금으로 채취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다. 광산 부근 무수한 돌덩어리들은 귀중한 광물질을 싸고 있던 것. 희소하면 귀중한 것으로 된다.

진주는 조개의 몸속에서 자란 이물질이다.
조개가 고통으로 배타한 그 이물질.
하지만 사람들은 그 영롱하게 아름다운 것을 소중하게 보관하고 아끼는 것이다.

황금과 진주가 세상에 태어났다.
귀한 몸이 되었으니 이 신천지가 너무 행복할 것이다.

▲ 조승래(趙勝來) 시인은 경남 함안 출생으로 2010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하였다. 시집 『몽고조랑말』, 『내 생의 워낭소리』, 『타지 않는 점』, 『하오의 숲』, 『칭다오 잔교 위』등을 펴냈다. 『칭다오 잔교 위』는 2015년 세종도서 문학 나눔에 선정되었다. 한국타이어 상무이사, 아노텐금산(주) 대표이사, 단국대학교 상경대학 겸임교수(경영학박사)를 지냈고, 현재는 씨앤씨 와이드(주) 대표로 있다.

* 부울경뉴스 『오늘의 자작추천시』는 부산 ․ 울산 ․ 경남 ․ 대구 ․ 경북에서 활동하는 중견시인들의 자작추천시를 시인이 직접 쓴 작가노트와 함께 소개하는 지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