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 

                                                엄 경 덕

연인처럼 지나온 세월
시간의 망각 속에 흩어져 버리고
찾을 수 없는 몰락의 세계로 떨어졌다

잡을 수 없는 소중함을 떨쳐 버리고
서로의 잘잘못도 모른 체 뒤돌아선 뒤안길
초라함과 처절함에 몸부림친다

원점을 찾아 동그라미를 크게 그려보고
아쉬움을 뒤로한 채 시간을 멈추려 하지만
마음의 쓰라린 상처는 지워지지 않는다

원망을 할수록 그리움은 멀어지고
후회를 할수록 외로움은 더해가고
지나버린 시간 속에 마음을 내려 본다

＊ 작가 노트

▲ 엄경덕 시인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여린 마음. 되돌릴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헤매다 내려둘 곳 없는 깊은 상처에 지나온 길을 걸으며 느끼는 아쉬움 만남은 잠시 만났다 헤어지는 감정이지만 배신당한 기분은 어느 곳에도 비유하지 못하는 자신만이 흐느끼는 눈물의 도가니다. 옛날의 그리움에 현재를 사랑하고 만족하는 일상. 다시금 되돌릴 수 없는 지난날의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않기를 되새기며 결국 모든 것이 원점으로 되돌아간다는 사실을 깨닫고 느끼며 다시 한 번 돌이켜 본다.

엄경덕 시인은 『문학21』시 부문으로 등단하였으며, 시집으로『오늘 만난 당신』,『그대 그리움 눈물 되어』중국 송화강 잡지수필『세월의 흔적』외 다수의 공저가 있다. 현재 부산문학인아카데미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 부울경뉴스 『오늘의 신작시』는 부산 ․ 울산 ․ 경남 ․ 대구 ․ 경북지역에서 활동하는 시인들의 신작시를 시인이 쓴 작가 노트와 함께 발표하는 지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