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집 

                                                 김 병 호

외로움 벗어 오실 임 기다리나
산에 가로막혀
외딴집은 외로움에 지치고

하늘 높은 줄 모르는 구름
태평에 묻으며 눈가에 머물고

떠난 임은 어디쯤 오시려나
찬바람은 손끝을 스치며
철새는 둥지 찾아 울며 떠나니

눈 맑고 꽃 피던 날은 어느새
갈피 넘기며 그리움만 쌓이고
허한 능선에 억새꽃 숨 막혀
한탄에 우짖는다

한 해도 깊은 골 찾아 넘어가고
삭풍에 가로막은 산 주름지며
눈가에 고드름 맺히니

외딴집 방문 빗장만
단단히 채워진 채
산 밑으로 어둠만 줄지어 내린다

＊ 작가 노트

▲ 김병호 시인

산에 오르다 눈에 보인 쓸쓸한 외딴집 보며 왠지 자신의 마음의 형상이 그려져 무거운 발길 잡을 길 없어 문턱 너머로 차가움이 깔리고, 한 해가 등지고 떠나가니 그 모습이 내 모습 같아 마음에다 올려 봅니다. 삭풍에 떠나는 모든 것에 너무 집착하지 마시고 내년에도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김병호 시인은 『대한문학세계창작예술인협회』 시 부문에 등단하였으며 부산문학인아카데미협회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 부울경뉴스 『오늘의 신작시』는 부산 ․ 울산 ․ 경남 ․ 대구 ․ 경북지역에서 활동하는 시인들의 신작시를 시인이 쓴 작가 노트와 함께 발표하는 지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