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다 2해의 삶

                                                  김 만 옥

때로는 뜻밖의 일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 시간을 멈추게 하기도 한다. 오늘은 쉽사리 발길이 잘 닿지 않는 00교도소를 방문하게 되었다. 며칠 전 “00교도소 독서대학 독후감 심사위원으로 선생님을 모십니다.” 라는 위촉장을 받고 얼떨결에 찾아오게 된 것이다.

직장생활을 할 때 동료들이나 지인들의 면회를 위해 몇 번 찾아온 적은 있지만 좀처럼 와지지 않은 곳이기에 그 느낌은 달랐다. 누구든 TV나 매스컴을 통하여 교도소 생활의 일부는 알고 있다. 하지만 많은 재소자들을 직접 보면서 그들이 발표하는 독후감을 듣고, 그들의 표정이나 행동들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유추해 볼 기회는 많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특별히 새로운 생각들을 하게 된 것 같다. 특히 독후감 심사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배려”이야기나 우수상을 받은 “사랑”이야기는 누구에게나 공감이 가는 좋은 얘기들이었다. 심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도 자꾸만 그들의 생각이 지워지질 않아 내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주위를 둘러볼 여유 없이 내 삶에만 너무 집착하는 것은 아닌지. 모든 일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로 살아가자면서 실천을 잘하고 있는지. 인생도 사랑도 행복도 진정한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한 순간의 실수로 지금은 영어囹圄의 몸이 되어 있지만 나보다 더 좋은 생각, 나보다 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살아온 사람도 많을 것이다. 나 역시 그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니까.

때론 슬픔과 고통으로 힘들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좌절에 발목이 잡히기도 했을 것이다. 슬픔, 고통, 좌절은 누구에게나 스쳐가는 인생의 양념이 아니던가. 단지 이들을 어떻게 요리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이 달라지고 삶의 맛이 차이가 나게 될 뿐이다.

슬픔을 가슴에 안아보고 가만히 내려놓자. 고통도 가슴에 담아보고 슬며시 잊어버리자. 좌절도 가슴에 품어보고 그리고 과감히 던져버리자. 자신을 슬픔과, 고통과, 좌절로 구속하거나 마음에 담아두면 안 된다. 슬픔은 기쁨을 앗아가고, 고통은 즐거움을 훔쳐간다. 또한 좌절은 삶을 어긋나게 하므로, 슬픔과 고통과 좌절은 결국 인생을 포기하게 만드는 무서운 암(癌)의 근원인 것이다.

체면을 벗어 던지자. 눈치도 보지 말자. 유혹에 흔들려서도 안된다. 인생을 즐겁고 활기차게 살도록 노력해야 한다. 언제고 어느 때고 어떤 상황이든 우리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것이 내 삶이다. 때문에 오직 내 자신만이 해결할 수 있고 남이 아닌 내가 사는 것이 내 인생인 것이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다.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다. 희망이라는 열차는 시간마다 출발한다. 누구든 아무 때고 희망의 열차를 타기만 하면 되는 것을 사람들은 희망의 열차를 탈 생각은 하지 않고 늦었다고 탄식만 하고 있다.

신난다. 재밌다. 즐겁다. 이 말들을 베개머리에 두고 살자. 사랑해. 행복해. 이 말들은 항상 가슴속에 품고 살자. 우리는 처음부터 무엇을 갖고 태어난 것이 아니다. 기쁨도 슬픔도 처음부터 누구의 것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었다. 그저 살면서 남몰래 정든 것이 웃음이요 친해진 것이 눈물인 것이다.

내가 더 많이 갖는다고 누가 돈 내라 하지 않고 애시당초 임자도 없는「신난다. 재밌다. 즐겁다. 사랑해. 행복해.」 이 말들을 내 것으로 만들자. 매력적인 삶을 위해 이 “3다 2해”를 보다 더 많이 갖도록 욕심을 내자. 우리 모두 사랑을 하고 살자. 아무런 조건 없이 열심히 사랑을 하자. 받으려고만 하지 말고 주는 사랑도 욕심을 내며 살자.

사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며, 간단한 일인데 괜히 우리 스스로의 마음이 복잡하기 때문에 어렵게 느낀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사랑한다. 고맙다. 수고했다. 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자. 그러나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말자. 사랑하는 사람들은 미안해서도 안되고 미안할 수도 없다. 사랑은 서로가 기쁨을 나누는 일이요. 행복은 자신이 스스로 느끼는 것이다. 기쁨을 나누고 스스로 행복을 느끼는 삶, 모두가 갈망해 왔던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 

▲ 김만옥 작가

김만옥 시인은 시인, 수필가, 시조시인, 아동문학가이다. 월간 국보문학 작가협회 회장, 부산솔잎시조문학회 회장, 실상문학 작가회 편집장이며 주간 한국문학신문 기자이다. 공무원문예대전 행정안전부장관상수상 외 다수 수상하였으며, 시집으로는『당신이 내게 빌려준 시간동안』외 공저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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