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불산 억새 

                                         홍안 서 수 정

가을 산을 오른다는 건
삶의 몇 안 되는 행운 중
하나를 얻는 것이다

가파른 길을 오르고
이마에 땀이 흐를 때 쯤
시원하게 불어오는 산바람
기분을 좋게 해준다

신불산을 올랐다
하얀 윤슬 되어 반짝이는
강물 같은 억새가
갈 볕에 목욕하고
갈바람에 춤을 추는 곳
간월재에 닿았다

그 곳에 가을이 널브러져 있다
눈 아닌 눈을
온통 하얗게 뿌려놓고
어서 오라며
하얀 손을 내밀어서 인지
사람도 알록달록 지천에 널려 있다

*작가노트

▲ 서수정 시인

가을은 바람도 햇살도 너무나 아름다워지나 봅니다. 주말의 눈부신 햇살과 시원한 바람에 이끌려 신불산을 향했고 간월재의 억새가 그리워 산을 올랐습니다. 산을 오르는 길에 살짝 흐르던 땀방울이 산을 타고 내려온 바람에 의해 사라지고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렇게 오른 간월재의 정상에는 가을 눈이 한가득 피어 수많은 사람들을 부르고 있었습니다. 가을하면 알록달록 단풍이라 했는데 등산객들의 옷에서 알록달록 물든 단풍을 보았습니다.
"가을을 느끼고 싶으면 산을 올라라" 세상에 외치고 싶습니다.
 
서수정 시인은 월간『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하였고, 한국문인협회, 부산문인협회, 창작문학예술인협회, 한국예인문학, 부산문학인아카데미회원, 밀양문학회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수상으로는 전국 순 우리말 글짓기에서 장려상을 수상하였다.

* 부울경뉴스『오늘의 신작시』는 부산 ․ 울산 ․ 경남 ․ 대구 ․ 경북지역에서 활동하는 시인들의 신작시를 시인이 쓴 작가 노트와 함께 발표하는 지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