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드름

                                           청정 김 병 호

가슴에 쳐진 울 밑으로
세상에 맞은 상처
흙을 파고들며 옹이 맺힌다

투명한 살빛에 어린 얼굴
굳은 골 움푹 파여
살얼음 돋아가는 세월에 서린 한
영혼을 풀지 못해 넋을 그리며
투명한 빛 찾아왔네

옷깃 여미며 하루마다 맺힌
고드름 녹이는 듯하나
또한 상처 덮어오니

눈 뜨면 가슴에 냉혈이
골 마디마다 파고들어
눈 높은 세상길 변함없어
한숨에 맺힌 고드름
눈가에도 맺혔네

*작가 노트

▲ 김병호 시인

삶의 누에는 언제나 꿈틀한데 아픈 상처에 칼날 세운 찬 서리 가슴을 동여매니 설움에 더한 아픔 하루 이틀도 아니건만 떨치지 못한 아집 찬바람에 찾아드니 한 기슭에 고드름 가는 허리 찌르며 고통의 눈물 참을 길 없어라.

김병호 시인은 『대한문학세계창작예술인협회』 詩 부문에 등단하였으며 부산문학인아카데미협회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 부울경뉴스 『오늘의 신작시』는 부산 ․ 울산 ․ 경남 ․ 대구 ․ 경북지역에서 활동하는 시인들의 신작시를 시인이 쓴 작가 노트와 함께 발표하는 지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