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봄 

                                                김 상 환

그림 액자 속 부엉새 울음소리
가지 위에 걸린 달의 유채꽃빛

통유리 너머 저수지
저수지 너머
자두꽃 복사꽃이 절정이다

물위를 오가는 백로
물에 비친 나무 그림자

미완의 것은 말이 없다
지혜를 홀로 아시는 하느님*

실내는 지금
「찔레꽃」이 한창이다

가고 없는 사람
저물어 가는 해

*구약 욥기서 28장 표제어.

* 작가노트

▲ 김상환 시인

통유리 너머로 꽃이 흐벅지게 피었다. 그 아래로 저수지 물이 흐른다. 아니, 고여 있다. 안은 이야기꽃이 피어나고 노래소리 들리고, 밖은 저리도 고요하다. 고요가 꽃을 피운다. 뭇새를 날게 한다.〈단 한 번만이라도 완전히 고요해진다면〉, 그런 릴케에게 고요는 하느님을 생각하는 시간이다.󰡒지혜를 홀로 아시는 하느님󰡓.

김상환(金相煥) 시인은 경북 영주에서 태어나 영남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문학박사).《월간문학》으로 등단해 시집으로『영혼의 닻』이 있다. 그리고『현대시학』,『시와시학』,『대구문학』등지에 다수의 평론을 발표했다.

* 부울경뉴스『오늘의 자작추천시』는 부산 ․ 울산 ․ 경남 ․ 대구 ․ 경북에서 활동하는 중견시인들의 자작추천시를 시인이 직접 쓴 작가노트와 함께 소개하는 지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