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무더웠던 올해 여름, 매주 토요일 3시가 되면, 조선시대 서당 훈장의 복장을 갖춘 손진명 어르신의 선창에 맞춰, 천자문 따라 읽는 아이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화명2동 주민센터에 전체에 울려 퍼졌다. “하늘 천, 따 지, 검을 현, 누를 황...”

올해로 84세가 되신 손진명 어르신은 화명2동 주민자치 배움터 공모프로그램인「나눔이 있는 아름다운 배움터」에 참여하여, 방학을 맞이한 관내 초, 중학생들에게 8주에 걸쳐 천자문과 전통예절을 가르쳐 왔으며, 지난 26일 수업을 마무리 하였다.

진사 벼슬을 지내신 큰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 자연스럽게 한문학 공부에 접근할 수 있었던 손진명 어르신은 밀양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으며,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약 20년간 부산 부전동에서 한문서당과 서예학원을 운영하였다. 이후 수년간에 걸쳐 손수「천자문」교재를 집필하기도 하였고, 최근에는 채근담 등에 수록된 좋은 글들을 모아「삶에 즐거움을 주는 글」이라는 책자를 발간하여 지역주민들에게 나누어 주는 등, 젊은이 못지 않은 열정으로, 꾸준히 재능 나눔 봉사를 실천해 오고 있다.

마지막 천자문 수업이 있었던 지난 26일, 함께 공부했던 아이들과 간단한 다과와 함께 소담한 대화의 시간을 마련한 손진명 어르신은 아이들과 천자문 수업을 하는 동안 너무나 행복했었고, 돌아오는 겨울 방학에도 꼭 참여하고 싶다면서 그때까지 기다리기가 너무 힘들 것 같다면서 수줍은 미소를 띄었다.

화명2동 신연식 동장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어르신의 천자문 수업과 전통예절교육이 관내 학생들의 인격 형성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며, 어른들에 대한 공경심 고취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앞으로 계속해서 화명2동 청소년들의 진정한 멘토로 남아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