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치않은 몸으로 노점을 하며 홀로 사는 어르신에게 따뜻한 새 보금자리를 선물한 50대 통장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중앙동 2통장 류재규(59)씨로 올해로 통장경력 3년째다.

통장업무의 특성상 주민접촉이 많은 그는 2년전 옥골시장에서 채소노점을 하는 배모(81)할머니를 알게됐다.

부양가족도 없이 홀로 사는 할머니는 노구를 이끌고 매일 새벽이면 구역전시장에서 채소를 사와 노점을 하며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

추운 날씨로 벌이가 신통치 않아 몇 천원을 손에 쥐는게 다인 할머니는, 가파란 계단이 있는 2층 주택의 쪽방에서 화장실도 없이 7년간 생활해 왔다.

류 통장은 지난 8월 암 수술로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가 화장실을 가기 위해 위험한 계단을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며 새 집을 알아보기로 결심했다.

그는 "홀로 사는 어르신이 추운 날씨에 불편한 몸을 이끌고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설상가상으로 보일러까지 고장 나면서, 얼음장같은 방에서 추위에 떨 할머니를 생각하니 가만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류 통장은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이달 초 할머니의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보증금 100만원에 첫 달 월세10만원도 부담했으며, 이사짐까지 손수 날랐다.

또, 종종 할머니집을 찾아 불편한 점은 없는지 알뜰살뜰 살피고 있다.

그는 "이사 온 다음날 할머니가 따뜻한 물에 세수를 했다는 말에 울컥했다. 보일러가 고장 나 차디찬 방에서 홀로 지낸 할머니를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며, "할머니가 여생을 편안히 보낼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을 준 것으로 만족한다. 각박한 세상이지만 이웃간에 정을 나누는 따뜻한 사회가 되도록 우리 모두 노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류 통장은 현재 통장뿐 아니라, 중앙동 클린감시단장과 주민자치위원을 맡아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부울경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