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상생활에 건강보험이 깊숙이 자리를 잡은 지도 이미 오래되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는 제도시행 12년 만인 1989년에 전국민 건강보험을 달성하여 전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부러움을 사기도 했으며, 오바마 대통령도 미국 건강보험 개혁을 위해 우리나라 건강보험을 자주 거론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전국민 건강보험이 시작된 지 26년이 지나는 동안 사회 경제적 환경이 많이 변하였음에도 아직까지 시행 초기의 부과체계가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옥에 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보험료부과와 관련한 민원이 연간 5700만건에 달하는데 가입자(국민)의 불만을 해소시키고 우리의 우수한 건강보험제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은 전국민 단일보험으로 보험급여(의료서비스)를 받는 기준을 전 국민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는 세계적인 보편적 원칙을 따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료 부과는 서로 다른 다양한 부과기준을 적용함으로서 형평성과 공정성에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누구는 집(재산)에 보험료를 부과하고 누구는 집(재산)에 보험료를 부과하지 않고, 이 사람 자동차에는 보험료를 부과하는데 저 사람 자동차에는 보험료를 부과하지 않고, 어느 집 아이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보험료를 부과대상이 되는데 다른 집 아이는 보험료 부과대상이 되지 않고, 어느 집은 가족 수에 따라 보험료가 변동되는데 다른 집은 보험료와 가족 수가 관계가 없고, 어떤 사람은 월급여액에 따라 보험료가 부과되는데 누구는 월급여액 이외의 소득에 따라 보험료가 부과되기도 하고 또한 안되기도 하고, 같은 연금소득인데도 사람에 따라 보험료가 부과되기도 하고 안되기도 하고….
이와 같은 불형평하고 불공정한 보험료 부과 개선을 위해 건보공단은 ‘동일한 보험 집단에 있는 가입자들에게는 동일한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라는 개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① 소득만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방안, ② 소득을 중심으로 하고 최저(기본)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안, ③ 소득을 중심으로 하고 최저(기본)보험료를 부과하며 재산을 가미하는 방안 등인데, 이러한 공단의 일련의 노력도 최근의 정치·사회적 이유로 진행이 더디다고 하니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나라는 본질적으로 전 국민이 동일한 보험집단으로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가입자 모두에게 동일한 부과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부과체계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의 최우선일 것이다.
 현재 국민들이 겪고 있는 보험료부과에 대한 불만을 조속히 해소할 수 있는 형평성 있고 공정한 보험료부과 개선방안이 빠른 시일 내에 결정되길 기대해 본다. 
글 / 진재혁 기장 한의사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