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흡연자와 가족 등 36명이 담배로 인한 암 발병을 주장하며, 제조회사에 보상을 요구한 국내 첫 담배소송확정 판결에서 대법원의 패소판결이 내려졌다.

흡연과 질병 사이 개별적 인과관계가 없으며, 흡연을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의지에 따른 선택의 문제라는 것이 대법원 판결의 요지이다.

WHO가 세계공중보건문제 1위로 지정하고 있는 것이 흡연이며, 192개 국가가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우리나라도 2005년에 비준한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서도, 그 목적이 “담배로 인한 파괴적인 보건사회환경 및 경제적 폐해로부터 현세대와 미래 세대를 보호하기 위한 것임”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또한,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가 ‘12년 한 해에 58,000명에 이르는 등 흡연과 관련한 연구 자료를 통해 흡연의 피해규모가 확인되는 상황에서 이번 대법원의 패소판결은 가족들에게 깊은 상처와 실망을 안겨주는 참으로 안타까운 판결이 아닐 수 없다.

흡연피해자 개인들이 진행한 민사소송에서 이렇게 패소하는 이유는 피해자들이 담배의 결함과 담배회사의 위법행위를 입증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며, 거대한 담배회사를 상대로 담배의 결함과 담배회사의 위법성을 입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이제는 흡연과 질병간의 인과 관계와 진료비 규모 등 과학적인 규명을 통해 체계적으로 담배소송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개인이 아닌, 인적⋅물적 조직을 갖춘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이 나서야할 때이다.

지난 1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흡연의 해악으로부터 국민 건강을 지키고,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국민을 대신하여 담배소송에 나선 것을 적극 지지하며, 소송과정에서 담배의 유해성과 중독성에 대한 진실이 알려져 금연운동이 확산되고, 국민의 건강보호와 삶의 질이 향상되기를 기대해 본다.
글 / (사)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 장삼진 부산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