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담배피해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여러 시민사회단체에서도 담배회사에 책임을 묻는 건강보험공단에 많은 성원과 지지를 보내고 있다. 담배로 인한 피해의 출발은 흡연자에게만 피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비흡연자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흡연으로 인한 폐해에 대해 흡연자는 건강증진법상의 부담금 354원을 물고 있으며, 흡연자는 논외로 하더라도, 흡연을 하지 않는 일반국민(건강보험 가입자) 까지도 매년 흡연으로 인한 의료비 손실액 1조7,000억원을 부담하고 있는데, 정작 질병을 유발시키는 원인 제공자인 담배회사는 담배판매 댓가로 엄청난 수익을(예: KT&G 당기순이익 2011년 7,759억원, 2012년 7,684억원)취하면서도 아무런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것이 과연 사회적 정의와 형평성 차원에서 합당한지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했다.

담배소송은 개인이 아닌 공공기관이 해야 하는데 이는 거대한 담배 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은 비용도 많이 들고 지난한 법적 공방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미국(메디케이드)과 캐나다는 세금으로 의료보장을 해주기 때문에 주(州)정부가 나섰지만, 우리나라는 건강보험가입자는 건강보험료에서 진료비용이 지출되고 의료수급자는 국민세금으로 진료비용이 지출되므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우리나라의 개인 담배소송에서 지금까지 법원의 판단은 담배는 결함있는 제조물이 아니며, 제조상 하자도 있지 않으며, 표시상의 결함도 없으며, 위법행위도 없었기 때문에 담배로 인한 폐해에 대한 손해배상은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판결 요지를 자세히 보면, 법원은 아직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에 대해 적극적인 판단을 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만일 법원이 '흡연과 폐암의 인과성'을 좀 더 주목하게 된다면 이후 재판 결과는 달라질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외국의 흡연피해구제 사례로 미국에서는 49개 주정부가 4개의 담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여 2,460억 달러의 배상에 합의하였다는 듯이 우리도 '의료급여비용'을 지출한 지방자치단체도 담배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담배로 인한 의료비용 환수 소송을 제기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소송을 할 수 있는 기관은 보건복지부, 16개 광역자치단체, 154개 기초자치단체 등 총 172개 기관이 된다. 공단은 소송하려는 지자체에 빅데이터를 이용한 담배소송 근거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 지자체와 묶어서 한 건의 담배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고,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별적인 소송을 진행할 수도 있다. 어떤 경우이건 공단 단독으로 담배소송을 하는 것 보다 이들 지자체와 함께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한 해 1조 7000억원의 담배로 인한 피해 규모는 '최소한'의 규모이다. 이후 추가 연구를 통해 과학적 근거를 가진 사회경제적 피해규모를 밝힌다면, 담배소송 규모는 지금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 또한, 공단의 빅 데이터를 통한 연구 결과는 구체적인 진료 기록에 입각한 통계 자료이기 때문에 개별적인 치료 자료까지 밝힐 수 있어 순수한 '흡연에 의한 폐암 환자'를 따로 추출한다면 일반 개인 흡연 피해자의 구제(소송)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글 / 손정은 (사)여성과 나눔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