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공서 직원조례의 분위기가 딱딱할 것이라는 편견은 버려라.”

부산진구가 특별한 직원조례를 개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부산진구는 5월 3일 오전 9시부터 1시간 동안 5월 직원 정례조례를 개최했다. 직원조례는 두 달에 한번, 홀수 달에 개최되며 각 부서의 필수인원을 남기고 400여명이 항상 참석한다.

기관 및 개인표창 시상식과 기관장의 인사말 등 공식행사가 진행되고, 직원교육을 위한 강좌가 이어지는 것은 부산진구와 다른 구의 공통사항. 그러나 부산진구의 경우 다른 곳과 다른 점이 있다. 공식행사를 빨리 진행한 뒤 직원 강좌로 특별한 문화이벤트를 개최한다는 점이다.

5월 3일에는 전국 관공서 가운데 최초로 DVD를 이용한 영상 클래식 음악회를 개최했다. 이 이벤트를 위해 내무부 관료 출신인 한국오디오음악협회 선병철 회장이 초빙돼 해설을 진행했다.

선병철 회장은 국내 최고의 음악평론가이자 레코드평론가로서 국회 영상클래식과 예술의 전당 영상클래식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영상클래식 음악회에는 ‘민족, 국가, 그리고 음악’이라는 주제로 총 5곡이 소개됐다. 유태인들의 나라사랑을 느낄 수 있는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를 시작으로 부산진구청 직원들은 클래식의 선율에 빠져들었다. ‘나부코’는 유프라테스 강변에서 부르는 히브리 포로들의 합창으로 유명하다.

이어 나라 없이 전 세계를 방황하는 유랑민족 집시들의 애환을 담은 ‘집시의 노래’가 장영주의 바이올린과 베를린 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연주되고 베토벤의 극음악 ‘에그몬트’ 서곡 공연이 펼쳐졌다.

네 번째 곡으로 소프라노 조수미의 노래와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그리운 금강산’이 울려 퍼졌다.

이날 영상클래식 작은 음악회의 대미를 장식한 곡은 요한 스트라우스의 라데츠키 행진곡.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신년음악회에서 펼쳐졌던 공연이 영상으로 소개됐다. 라데츠키 행진곡은 해마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신년음악회에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과 함께 불멸의 엔딩곡 및 앵콜곡으로 유명하다.

지휘자의 손짓과 곡에 맞춰서 모든 관객이 박수치는 전통은 해마다 이어진다. 이 음악회는 관람료가 500만원이 넘고 1년 전에 신청을 해야 하고 추천을 통해서 관객을 선정할 만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악회다. 현재는 올해 예약을 해도 7~8년 뒤에나 음악회 티켓을 받을 수 있다.

선병철 회장은 “경제동물이라는 일본도 요즘 문화강국이 되기 위해 국력을 쏟고 있다”며 “진정한 강국의 바탕은 문화의 힘”이라고 말했다.

직원 조례에 참석한 한 직원은 “클래식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이번 직원조례를 통해 왠지 모를 감동을 받았다”며 “직원조례에 항상 짧지만 특별한 이벤트가 있고 재미가 있어서 꼭 참석한다”고 말했다. 부산진구는 앞으로도 직원조례시 다양한 문화이벤트를 마련할 계획이다.

동부산뉴스/기장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