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옥동의 한 주택가 담장이 사라지고 하늘길이 열렸다.

이는 남구청이 지역에서 최초로 시작한 '녹색주차(Green Parking)마을' 사업이 완공을 앞두고 마무리에 들어가면서 좁았던 도로는 트이고 지저분했던 골목길은 화사하고 산뜻하게 단장됐으며 지붕과 지붕 사이에 얽히고설킨 전기 줄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 공사전

지난 5월 옥동을 시작으로 펼쳐진 남구의 녹색주차마을사업은 담장을 허물어 부족한 주차공간 확장과 더불어 환경친화적인 조경공간을 설치해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른바 담장 대신 주차장을 짓는 녹색주차마을은 주택가 주차난을 해소하고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남구가 가구당 녹색마을 조성 공사비와 조경비 일체를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 공사후

지난 4월 시범마을로 옥동 191번지 일원 30가구를 선정, 5월 공사에 들어가 이달 중으로 공사를 마무리하고 준공식을 가질 계획이다.

남산공원에서 바라보이는 옥동 191번지 골목에는 각 집 마당에 놓인 빨간 우체통만큼이나 특별한 것이 있다. 바로 이웃집 사이에 담장이 없다는 것. 담장도 대문도 사라진 이 골목은 4개월간의 시간을 들여 지역 최초의 녹색주차마을로 변신했다.

담장을 허물기 전 이 골목은 차량 한대가 들어가기에도 비좁을 만큼 좁은 골목으로 사람들이 통행하는데 큰 불편을 겪었다.

이런 불편을 겪는데도 불구하고 처음 담장을 허물고 주차장을 조성하는 녹색주차마을사업에 대한 설명회를 들었던 주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지 못했다. 자신의 집 담장을 부수고 개방된다는 사실이 부담스럽게 여겨지고 담이 없을 때 혹시 모를 불상사가 염려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주차대란과 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남구청 교통행정과는 수차례에 걸친 설명회와 주민들을 일일이 만나 설득하면서 올 5월 공사에 들어갔다.

마무리 공사에 들어간 이 골목은 현재 집집마다 주차장이 설치되어 있고 넓어진 골목길 덕분에 안전사고의 위험도 크게 줄어들었다.

또 바닥 재료로 아스팔트가 아닌 네오스톤을 사용해 배수는 물론 열 흡수율도 뛰어나며 시각적으로 신선함을 더해 동네 분위기가 한층 화사하게 변모했다. 집 앞에는 유럽풍의 문패와 빨간 우체통, 자그마한 화단이 조성됐으며 노후한 벽면은 꽃과 나무가 그려진 벽화로 예전과는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이다.

특히 집 담장과 담장, 지붕과 지붕사이 거미줄처럼 얽혀있던 전기줄과 케이블 선들은 땅속으로 들어가 하늘길이 열렸으며 집집마다 달려 있는 벽부등은 태양열로 작동하게 해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담장이 없는 대신 CCTV가 동네를 지킨다.

마을 어귀에 다다르면 골목마다 설치된 CCTV가 골목전체를 지키고 집집마다 설치된 자가방법시스템은 실시간 집안 침입자 감시는 물론 침입자 사진을 주인 휴대전화로 전송해 담장이 있던 당시보다 더욱 철저한 안전을 보장해 준다.

이 모두가 녹색주차마을을 조성에 앞서 치안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남구청이 무상으로 설치해 준 것이다.

담장이 없으니 이웃간 정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점차 익숙해지면서 이웃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고 이웃의 주차장에 주차된 차만 보아도 일찍 퇴근했는지 손님이 왔는지 알 수 있고 어색하기만 했던 이웃과의 인사도 다정히 나누게 되어 아이들에게도 자연스럽게 동네 어른들에게 인사하는 예절을 가르칠 수 있다고 자랑이 한창이다.

그리고 출퇴근마다 벌어지는 골목길의 주차전쟁도 이동네만은 예외다.

각 집 마다 주차장이 있으니 주차문제로 시비가 일거나 늦은 밤 차량을 빼러 다시 나올 필요도 없다. 주민들은 이제 주차 딱지 떼일 염려는 이제 영영 잊어버리고 살게 됐다고 말한다.

남구청은 옥동 시범마을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녹색주차마을 조성에 앞장 설 계획이다.

시범마을 조성과 관련한 홍보영상자료를 만들어 각 동마다 주민설명회를 갖기로 했으며 이제 지역 단위의 주차마을 조성과 함께 개별적인 녹색주차 사업을 병행해 나가기로 해 앞으로 더 많은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동부산뉴스/울주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