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울산쇠부리축제가 지난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북구청 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시민과 관광객 등 15만여명이 행사장을 찾으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특히, 올해 축제는 문화관광부로부터 예비축제로 선정되면서 내국인 뿐 아니라 외국인까지 축제에 참가해, 지역뿐 아니라 대한민국 대표축제로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해에 이어 북구청이 주최하고, 쇠부리축제추진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축제는 더욱 다양해진 체험행사와 퓨전국악공연과 전통마당극 등이 펼쳐지며, 철을 매개로 과거와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전통문화축제의 장을 열었다.

축제기간 내내 광장 중앙에 마련된 쇠부리 복원 시연회에는 경기도 여주의 도검장인 이은철(53)씨가 옛날방식으로 그대로 토철에서 쇠를 얻는 전 과정을 재현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에서 온 김현진(31)씨는“전통적인 방식으로 철을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보니 옛 조상들의 지혜와 땀이 그대로 느껴졌다”며“이런 훌륭한 전통문화가 쇠부리축제를 통해 오래도록 계승되고 더욱 발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쇠부리 과정을 춤과 노래로 표현한 쇠부리 놀이와 중요무형문화재 제7호 고성오광대 공연, 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 전통줄타기 행사에는 남녀노소 뿐 아니라 외국인들까지 한데 어우러져, 한바탕 흥겨운 시간을 연출했다.

축제현장을 찾은 미국인 헌터(40)씨는 "인터넷에서 철을 소재로 한 축제라고 해서 생소하면서 흥미로워 보여 현장을 찾았다"며 "다양한 퍼포먼스를 통해 쇠부리의 의미는 물론, 한국전통문화를 경험하는 색다른 축제였다"고 말했다.

행사장 입구에 마련된 제5회 봄꽃전시회는 '꽃보다 추억'이라는 주제처럼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천 송이의 꽃을 이용한 하트모형과 꽃 그네, 캐릭터 모형에는 축제 첫날부터 유치원생뿐 아니라 가족, 연인들이 대거 몰리는 등 소중한 추억을 만들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밖에, 전통활만들기와 달천철장 사진전 등 각종 전시.체험행사가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쇠부리축제 기념 행복 북구 건강달리기 대회에는 2,500여명의 건각들이 화창한 날씨속에 레이스를 펼쳤다.

한편, 성공축제를 위해 지역 주민들이 중심이 된 자원봉사자들의 역할도 컸다.

이번 축제를 위해 자생단체와 학부모, 청소년 등 1백 70명은 축제기간 내내 조를 나눠 체험 및 전시행사를 안내하고, 행사장 주변의 쓰레기를 치우는 등 궂은일을 도맡았다.

특히, 축제 첫날인 8일에는 어버이날을 기념해 자연보호 북구협의회 등 백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북구지역에서 생산된 나물들로 천명분의 ‘행복비빔밥’을 만들어 행사장을 찾은 어르신들에게 대접했다.

북구청 관계자는 "축제에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이 찾아줘 보람을 느끼며,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내년에는 좀 더 다양한 내용으로 더 많은 손님맞이에 나설 계획"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축제 화제의 인물>

외국인으로 자원봉사활동 참여한 미국인 반 앤더슨(23)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할수 있는 쇠부리 축제가 너무 좋아요"

이번 축제에서 외국인으로 자원봉사활동을 펼친 미국인 반 앤더슨(23. 신천동)씨.

앤더슨씨는 이번 축제기간동안 외국인 안내를 맡았지만, 정작 축제를 구경하느라 본업은 뒷전이었다.

앤더슨씨는 "지난 4월부터 선교사로 북구에서 생활하면서 지역 축제를 경험하기 위해 외국인 친구 4명과 참가하게 됐다" 며 "처음 접해보는 한국전통문화가 신기하면서도 재밌다"고 웃음 지었다.

평소에도 한국에 관심이 많았던 앤더슨씨는 사물놀이와 국악공연 등 한국음악에 특히 관심이 많다고.

그는 "한국음악은 왠지 모르게 사람을 끌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며 "외국인에게 친절하게 잘 대해주는 한국사람과 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쇠부리축제에 대해서도 "안내책자를 통해 오랜 역사를 지닌 전통문화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나뿐 아니라 외국인 친구들이 오랜 역사에 놀라며, 한국의 전통문화에 푹 빠져드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올 연말쯤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돌아간다는 앤더슨씨는 "기회가 되면 다시 한국에 꼭 오고 싶다"며 "그때도 잊지 않고 꼭 쇠부리축제에 참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쇠부리 복원 시연회 연 경기 여주도검장 이은철(53)씨

"전국에서 유일하게 철을 소재로 한 쇠부리 축제가 더욱 발전하길 바랍니다"

올해 쇠부리축제에서 가장 주목을 끈 행사중에 하나인 쇠부리 복원 시연회.

토철에서 쇠를 뽑아내는 과정을 전통방식 그대로 재현하는 것으로 경기 여주도검장 이은철(53)씨가 이번 축제에서 처음 선보였다.

도검장은 전통방식으로 얻은 철을 가지고 칼을 만드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국내에서는 이씨가 유일하다.

어릴적부터 철을 가지고 물건을 만들어보던 이씨가 본격적으로 사라져 버린 쇠부리 복원에 관심을 가진 것은 지난 1985년.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통방식으로 칼을 만드는 기술을 가진 나라가 일본뿐이라는 말에 자극을 받은 이씨는 혼자 독학으로 전통 기술을 복원하는데 20여년의 세월을 보냈다.

이씨는 "하루 12시간씩 매달리다 보니 쇠덩이가 눈에 들어가 실명할 뻔 하는 등 죽을 고비를 수없이 넘겼다"며 "아직 완전히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조금 있으면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올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씨기에 전국에서 울산 북구에서만 열리는 쇠부리축제는 단비처럼 고맙기만 하다.

그는 "달천 철장의 문화유산과 우리나라의 우수한 철기문화를 알릴 쇠부리 축제가 앞으로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며 "내년에는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체험행사를 마련하고 싶다"고 밝혔다.

동부산뉴스/울주뉴스 편집부